저궤도 인공위성 ‘빛 공해’…우주망원경 관측에 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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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수정 2025-12-04 01:00
입력 2025-12-04 01:00

최대 56만개 저궤도 위성 돌아
태양전지판 등에 빛이 반사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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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저궤도를 돌고 있는 위성을 표시한 모습. 유럽우주국(ESA) 제공
지구 저궤도를 돌고 있는 위성을 표시한 모습.
유럽우주국(ESA) 제공


미국 항공우주국(NASA) 에임스 연구센터, 베이 에이리어 환경 연구소(BAERI) 공동 연구팀은 앞으로 10년 동안 지구 저궤도에서 운용되는 우주 망원경이 보내는 이미지 가운데 90%가 위성이 만드는 빛 공해 때문에 손상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네이처’ 12월 4일 자에 실렸다.

민간 우주 기업들의 등장으로 위성 발사 비용이 낮아졌다. 이 때문에 지구 궤도를 도는 위성은 2019년만 해도 2000개 가량이었지만 지금은 1만 5000개로 늘었다. 문제는 위성의 태양전지판 등이 반사하는 빛이 우주 망원경의 관측을 방해한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위성 숫자의 증가가 고도 400~800㎞ 궤도에서 운용되는 NASA 허블 망원경과 스피어X, 유럽우주국(ESA)이 준비하고 있는 아라키스(ARRAKIHS), 중국 국가항천국이 예정하고 있는 쑨텐 망원경 시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시뮬레이션했다.

분석 결과, 현재 계획된 위성 발사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추산하면 조만간 최대 56만 개의 크고 작은 인공위성이 지구 저궤도를 돌게 된다. 이 위성들 때문에 허블 망원경이 촬영하는 이미지의 39.6%, 나머지 3개의 우주 망원경이 보내는 이미지의 96%가 오염될 수 있다고 분석됐다. 연구팀은 1회 촬영할 때마다 시야를 방해하는 위성의 평균 개수도 계산했다. 허블은 2.14개, 스피어X는 5.64개, 아라키스는 69개, 쑨텐은 92개에 달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주 망원경이 보내오는 이미지를 연구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게 되는 수준이다.



연구를 이끈 알레한드로 보를라프 NASA 에임스 연구센터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천문학 연구를 위해서는 지구 저궤도를 도는 위성들의 빛 공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시급하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인공위성을 우주 망원경 운용 궤도보다 낮은 고도에 올리는 것도 한 방법이겠지만, 이런 저궤도 위성은 지구 오존층에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용하 과학전문기자
2025-12-04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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