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이어 마다가스카르까지… ‘Z세대 시위’ 아프리카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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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권 기자
최영권 기자
수정 2025-10-14 00:17
입력 2025-10-14 00:17

청년층, 2주째 반정부 움직임 주도
대통령 도왔던 친위부대도 등 돌려
“지지 기반 흔들려 정권 유지에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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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수도 안타나나리보에서 반정부 시위 사망자 추모 행사에 참석한 군인들이 시민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안타나나리보 AP 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수도 안타나나리보에서 반정부 시위 사망자 추모 행사에 참석한 군인들이 시민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안타나나리보 AP 연합뉴스


아프리카 대륙에 인접한 섬나라 마다가스카르에서 10·20대 청년층, 이른바 ‘Z세대’가 주도하는 반정부 시위가 2주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군대마저 발포 명령을 거부하고 시위대에 합류했다. 부정부패에 맞서 네팔, 인도네시아, 필리핀, 동티모르 등 아시아에서 촉발된 Z세대 시위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남미를 거쳐 아프리카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안드리 라조엘리나 마다가스카르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대통령실 성명을 내고 “헌법과 민주주의 원칙에 반하는 불법적이고 무력적인 권력 찬탈 시도가 현재 진행 중임을 국민과 국제사회에 알린다”며 시위를 ‘불법 쿠데타’라고 주장했다.

마다가스카르에서는 지난달 25일부터 수도 안타나나리보를 비롯한 여러 도시에서 Z세대 주도로 잦은 단수와 정전에 항의하는 시위가 시작됐다. 이에 라조엘리나 대통령은 나흘 뒤 내각 전체를 해임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으나 시위대는 대통령의 사임을 촉구하며 전국에서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육군 행정·기술 장교로 구성된 캡사트(CAPSAT) 부대도 지난 11일 “발포 명령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하며 시위대에 합류했다. 이날 안타나나리보 시위에서 수천 명의 반정부 시위대는 캡사트 부대 군인들의 호위를 받으며 현지 민주화의 상징이자 경비가 삼엄했던 ‘5·13 광장’에 처음으로 진입했다.

캡사트 부대 장교들은 12일 “지금부터 마다가스카르 군대의 모든 명령은 캡사트 본부에서 발령된다”며 군 장악을 완료했다고 주장했다. 캡사트 부대는 2009년 반정부 시위를 주도한 라조엘리나 현 대통령을 지지해 정권 교체를 도운 친위부대이지만, 이번엔 시위에 참여하면서 반군이 된 것이다. 이날 캡사트 부대가 지명한 데모스테네 피쿨라스 소장이 마낭소아 데라마신자카 라코토아리벨로 국방장관이 참석한 행사에서 신임 육군 참모총장으로 취임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경찰의 강경진압, 친정부 세력과 반군의 충돌 등으로 이날까지 최소 24명이 숨지고 100명 넘게 다쳤다.

캡사트 부대마저 라조엘리나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면서 정권 유지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지 토아마시나 대학의 주벤스 라마시 정치학 교수는 “라조엘리나 대통령의 지지 기반이 흔들리기 시작했다”며 “마다가스카르 사회 위기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영권 기자
2025-10-14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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