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학생 수십명, AI가 써준 사과문 복붙한 결과…‘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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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근 기자
문경근 기자
수정 2025-11-03 06:56
입력 2025-11-03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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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자료사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123RF 제공
챗GPT 자료사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123RF 제공


미국에서 대학생 수십명이 AI(인공지능)가 대신 작성한 사과 이메일을 교수에게 보내 논란이다.

최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일리노이대학교 어바나·샴페인(UIUC) 캠퍼스에서 데이터사이언스 입문 과목을 가르치는 칼 플래너건 교수와 웨이드 파겐·울름슈나이더 교수는 최근 수업 중 학생들의 출석 부정행위를 적발했다.

해당 수업은 1200명 규모의 기초 데이터사이언스 과목이다.

교수진은 학생들이 QR코드 기반 출석 시스템을 조작한 정황을 확인했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교수들은 학생들로부터 거의 같은 형식의 이메일 수십 통을 받았다.

모두 “sincerely apologize”로 시작하며 문장 구조와 어투가 놀라울 만큼 일치했다.

두 교수는 “이건 뭔가 이상하다”고 판단했고 확인 끝에 학생들이 챗GPT 등 AI를 이용해 사과문을 생성한 사실을 밝혀냈다.

플래너건 교수는 “처음 몇 통은 진심 어린 사과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계속 비슷한 이메일이 들어오자 ‘이건 사람이 쓴 게 아니다’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두 교수는 지난달 17일 대형 강의실에서 실제 학생들이 보낸 이메일 일부를 직접 띄운 채 “AI의 힘으로 죄책감을 표현하는 법을 배운 학생들”이라고 말했다.

이 장면이 수업 도중 촬영돼 소셜미디어(SNS)에 퍼지며 ‘AI 사과문 사태’로 빠르게 확산했다.

다만 교수진은 이번 일을 징계 대신 학문적 정직성(academic integrity)을 되새기는 계기로 삼기로 했다.

플래너건 교수는 “이번 사건은 단순한 규정 위반보다 더 중요한 문제를 드러냈다”며 “AI 시대의 진정성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대학 측도 “강의계획서에 AI 사용 제한이 명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공식 징계는 어렵다”며 교수의 판단을 존중했다.

문경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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