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승제) 탈락 위기에 놓인 SSG 랜더스가 준PO 4차전 총력전을 예고했다. 선발 자원인 미치 화이트도 불펜에서 출격을 준비한다. ‘선발은 선발로만 쓴다’라던 이숭용 SSG 감독이 자신의 소신까지 내려놓은 초강수다.
이미지 확대
이숭용 SSG 랜더스 감독이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준플레이오프 4차전을 앞두고 경기 운영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대구 박성국 기자
이 감독은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삼성과 준PO 4차전을 앞두고 지난 9일 준PO 1차전에 선발 등판했던 화이트 얘기부터 꺼냈다. 통상 경기 전 감독 인터뷰는 취재진의 질문에 감독이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지만, 이 감독은 이례적으로 “오늘은 제가 먼저 드릴 말씀이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 감독은 “어제 경기 끝나고 경헌호 투수코치가 찾아와서 ‘화이트가 대기하고 싶어 한다’고 하더라. 잠 한숨 못 자고 고민했다”며 “화이트와 면담했고, ‘웬만하면 선발을 (구원으로) 안 쓴다’고 얘기했지만 화이트가 ‘삼성전 못 던졌고, 기회를 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화이트는 올 시즌 11승 4패 평균자책점 2.87로 호투했지만, 삼성과의 이번 시리즈 1차전에서는 2이닝 6피안타 3실점 하며 무너졌다. 이에 이 감독이 화이트에게 “(삼성에) 복수하고 싶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하더라. 그래서 화이트에게 기회를 주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화이트 활용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그는 “두 가지 경우의 수가 있다. 하나는 불펜 다 썼을 때 연장 가는 상황이고, 또 하나는 그런 일이 있으면 안 되지만 (김)광현이가 초반 흔들렸을 경우다”라며 “불펜이 좋고 하지만 5이닝까지는 끌고 갈 수 있는 옵션을 하나 놔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선발로 마운드에 오르는 베테랑 김광현에 대해선 “팀이 어려울 때마다 광현이가 잘 해줬고, 팀도 어려움을 딛고 일어났다. 컨디션도 나쁘지 않다. 피칭하는 모습도 괜찮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