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난장판 법사위… “윤석열 오빠”까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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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혁 기자
수정 2025-09-23 02:09
입력 2025-09-23 02:09

‘추미애·나경원 대전’ 벌인 국회

국힘, 간사 부결 항의… 공방 격화
추, 경고 뒤 “나 의원 등 3명 퇴장”
국힘 “입틀막… 추 형사고발 검토”

‘檢폐지·기재부 개편’ 행안위 통과
국힘 퇴장… 25일 본회의 상정키로
“이렇게 하는 게 윤석열 오빠한테 무슨 도움이 됩니까.”(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여기서 윤석열 얘기가 왜 나옵니까.”(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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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22일 국회 본관 법사위원장실 앞에서 법사위 운영에 항의하기 위해 기자회견 중인 국민의힘 의원들 뒤로 지나가고 있다. 왼쪽부터 추 위원장,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민의힘 곽규택, 조배숙, 나경원, 송석준, 주진우 의원. 뉴시스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22일 국회 본관 법사위원장실 앞에서 법사위 운영에 항의하기 위해 기자회견 중인 국민의힘 의원들 뒤로 지나가고 있다. 왼쪽부터 추 위원장,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민의힘 곽규택, 조배숙, 나경원, 송석준, 주진우 의원.
뉴시스


이른바 ‘건진법사 관봉권 띠지 분실 사건’ 관련 검찰개혁 입법청문회를 진행하기 위해 22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추미애 위원장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의 ‘추나 대전’으로 또다시 난장판이 됐다. 상임위원회를 거쳐 올라오는 법안들을 최종 점검하는 ‘상원’ 법사위가 회의 때마다 고성과 인신공격성 발언이 오가는 전쟁터가 된 것이다. 여야 지도부 차원의 합의 없이는 법사위가 정기국회 내내 공전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회의 시작 전부터 나 의원의 간사 선임 안건을 부결한 데 대해 항의했다. 노트북 전면에는 조희대 대법원장 회동설과 관련해 ‘정치 공작, 가짜뉴스 공장 민주당’이라는 문구를 써 붙였다.

추 위원장이 유인물 철거를 시도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반발했고, 공방이 격화되는 과정에서 추 위원장은 질서유지권을 발동해 나경원·송석준·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에게 3회 경고한 뒤 퇴장을 명령했다.

이 과정에서 국회 경위가 국민의힘 의석을 둘러싸는 상황이 발생했고, 추 위원장은 퇴장에 불응하는 나 의원을 향해 “그렇게 하는 것이 윤석열 오빠한테 무슨 도움이 되느냐”고 말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나 의원은 각각 서울대 법대 79학번·82학번 선후배 사이다.

나 의원은 “추 위원장의 선 넘은 저급한 성별 희화화, 치욕적 명예훼손 망언은 그 자체로 국민과 국회에 대한 모독”이라고 반발했다. 결국 오전 회의는 청문회를 시작도 못 한 채 2시간 만에 정회했다.

국민의힘 법사위 소속 의원들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추미애 법사위’의 국회 운영은 모두 국회법을 위반하고 있다”며 “정말 입틀막”이라고 비판했다. 나 의원은 “추 위원장의 형사적 고발을 심각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현 상황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총력 압박을 가하고 국민의힘은 장외로 나가는데 합의가 되겠느냐”며 여야 모두에 손해인 만큼 양측 모두 출구전략이 필요한 때라고 진단했다.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검찰청 폐지와 기획재정부 개편 등의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민주당 등 범여권 주도로 강행 처리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숙의가 부족한 졸속 처리라고 반발하며 의결 직전 회의장을 떠났다.

민주당은 해당 법안을 법사위를 거쳐 오는 25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하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여야가 합의하지 않은 법안에 대해 ‘무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카드로 맞불을 놓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이날 머리를 맞댔지만 접점을 찾지 못하고 23일 추가 논의하기로 했다.

강윤혁·이준호·곽진웅 기자
2025-09-2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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