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창 매력에 ‘흠뻑’ 우울증도 ‘훌훌’
수정 2011-05-06 00:30
입력 2011-05-06 00:00
중랑 구립여성합창단 목요일 브런치콘서트
“관객이 한 명밖에 없어도 꼭 우리의 화음을 들려주고 싶어요.”강명애(48) 중랑구립여성합창단장이 오는 12일 지하철 7호선 면목역 역사에서 열리는 브런치(breakfast+lunch) 콘서트를 준비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도시 주부들이 남편을 회사로 출근시키고 아이들을 유치원이나 학교로 보낸 뒤 비교적 여유가 있는 시간에 공연하는 것을 말한다. 구는 매주 목요일마다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지하철역사나 상봉터미널 등 다중 집합 장소에서 공연을 펼친다.
강 단장은 “저 역시 설거지만 하던 전업 주부였어요. 어린 시절 시립소년소녀합창단원으로 활동한 적이 있는데 그때로 돌아가는 것만 같고 학교 다닐 때의 가수 꿈을 이룬 것 같아 뿌듯하고 행복할 때가 많아요. 고지식한 남편도 지금은 전폭적으로 지지해 주며 정기공연 때마다 와서 축하 꽃다발과 인사를 건네며 누구보다 든든한 후원자가 됐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부부 사이도 훨씬 좋아지고 집안 분위기도 화기애애해졌다.”고 귀띔했다.
단원들은 어느 때보다 열성적이다. 정기공연 때보다 더 가슴 설렌단다. 노래 곡목도 ‘청산에 살어리랏다’에서부터 ‘아름다운 푸른 도나우강’, ‘기쁜 날’ 등 신 나고 부담 없는 곡들로 준비했다.
강 단장은 “공연장에서 노래를 부르면 아무래도 긴장되고 떨리잖아요. 그런데 브런치 콘서트는 비용도 안 들고 찾아가는 음악회이기 때문에 관객이나 단원 모두 스스럼없이 즐길 수 있는 기회인 것 같아요.”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중랑구립여성합창단은 1992년 어머니합창단으로 첫발을 뗐다. 그러나 2005년 조례를 통해 구립합창단으로 승격돼 구 대표 문화 예술 단체로 거듭났다. 2009년엔 경남 거제와 광주광역시에서 열린 여성합창경연대회에서 은상, 장려상을 수상하는 영광도 안았다. 이 덕분에 어버이날, 스승의 날 행사 때마다 초청 공연 요청도 쇄도한다. 틈나는 대로 요양원, 복지기관을 찾아 무료 공연도 펼친다.
문병권 구청장은 “주민들의 요구나 호응에 따라 가을에도 찾아가는 열린 음악회를 열 계획”이라며 “아마추어이지만 지역 문화를 꽃피우려는 주부들의 순수한 마음에서 준비한 만큼 뜨거운 박수를 보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중랑구 브런치 콘서트는 12일 지하철 7호선 면목역 공연에 이어 19일엔 상봉터미널, 26일엔 중화역으로 주민들을 찾아간다.
글 사진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2011-05-06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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