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쓰러진 고교생, 1시간 병원 못 찾아 결국 사망

정철욱 기자
수정 2025-11-18 16:12
입력 2025-11-18 16:11
부산 도심에서 고교생이 쓰러졌지만,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이 없어 이송이 1시간가량 지체되는 바람에 결국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8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오전 6시 17분쯤 부산 한 고등학교 인근에서 이 학교 재학생인 3학년 A군이 쓰러진 채 발견됐다.
이를 시민이 발견해 119에 신고하면서 구급차가 신고받은 지 16분 만인 오전 6시 33분쯤 현장에 도착했다. A군은 경련 증세를 보였으며, 이름을 부르면 반응할 수 있는 상태였다.
지역 대형병원 4곳에 연락했지만, 소아신경과 관련 배후 진료를 할 수 없다는 이유로 환자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배후 진료는 응급실에서 응급 처치 후 환자 증상과 관계된 진료과가 진료하고 최종 치료하는 과정을 말한다.
이후 구급대원은 부산소방재난본부 산하 구급상황관리센터에 A군을 이송할 병원을 알아봐달라고 요청했다. 센터는 구급대원이 연락했던 병원 3곳을 포함해 병원 8곳에 환자 수용을 요청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그러는 동안 1시간이 흘러 오전 7시 30분쯤 A군이 심정지 상태에 빠지면서 구급차는 가장 가까운 병원으로 향했다. 부산시와 응급의료센터장들이 지난해 2월 심정지 환자가 발생하면 최단 거리 응급실이 환자를 반드시 수용한다는 데 합의했기 때문이다. 구급차는 5분 뒤에 병원에 도착했지만 A군은 결국 숨졌다.
부산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구급대원과 센터가 환자 상태를 설명했고, 병원이 소아신경과 배후 진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안다. 경남 창원까지 범위를 넓혀 병원을 알아봤지만, 수용할 수 있는 곳이 없었다”라고 밝혔다.
부산 정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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