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호텔에 ‘금영 노래방’ 1시간 2만원” 생생한 5박 6일 북한 여행기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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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수정 2025-11-28 09:24
입력 2025-11-27 14:02
대만 유튜버의 북한 여행 영상 200만뷰 인기
신의주서 4시간 입국심사…기차로 평양 이동
北검사원이 여행객 책·카메라 등 꼼꼼히 살펴
고급식당선 환영공연…호텔은 “기대 이상”
“오묘한 감정” “80년대 같다” 한국인들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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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대만인 유튜버가 공개한 5박 6일간 북한 여행기 영상이 국내에서도 화제다. 사진은 평양의 고급식당 ‘련광차집’에서 여성 종업원들이 북한 노래 ‘어머니 생일’을 부르며 환영공연을 하는 모습(사진 일부 모자이크 처리함). 유튜브 채널 ‘田谷源 Tian Guyuan’ 캡처
최근 한 대만인 유튜버가 공개한 5박 6일간 북한 여행기 영상이 국내에서도 화제다. 사진은 평양의 고급식당 ‘련광차집’에서 여성 종업원들이 북한 노래 ‘어머니 생일’을 부르며 환영공연을 하는 모습(사진 일부 모자이크 처리함). 유튜브 채널 ‘田谷源 Tian Guyuan’ 캡처


평양 최고급 호텔에는 한국산 노래방 기계가 갖춰져 있고, 통째로 대관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고급 식당에서는 종업원들이 환영공연을 펼친다. 다만 이 모든 건 철저한 통제와 감시 속에 이뤄지며 여행객이 독자적으로 행동하려다간 큰일을 당할 수도 있다.

한 대만인 유튜버가 최근 공개한 5박 6일간의 북한 여행 영상이 국내에서도 화제다. 티엔 구위안(田谷源)이라는 이름의 유튜버는 95분가량의 영상에 담은 여행기를 3편으로 나눠 올렸는데 총 조회수는 200만회에 육박하고 있다.

이 중 지난 16일 업로드된 1편은 열흘 만에 조회수 130만회에 2000개 넘는 댓글이 달렸는데 이 중에는 한국인들이 단 댓글도 상당수 보인다.

유튜버는 영상 도입부에서 북한을 “전 세계에서 가장 신비로운 국가 조선”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스스로를 세계 5대 인류 문명 발상지라고 주장한다”면서 “대외적으로 폐쇄돼 있고 수수께끼로 가득 차 있는 조선에 들어갈 수 있다면 특별하고 잊을 수 없는 여행 경험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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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박 6일 북한 단체관광을 다녀온 대만·홍콩 학생들이 중국 단둥에서 북한 평양으로 가는 열차 안에서 본 바깥 풍경. 유튜브 채널 ‘田谷源 Tian Guyuan’ 캡처
5박 6일 북한 단체관광을 다녀온 대만·홍콩 학생들이 중국 단둥에서 북한 평양으로 가는 열차 안에서 본 바깥 풍경. 유튜브 채널 ‘田谷源 Tian Guyuan’ 캡처


유튜버를 포함한 대만과 홍콩 학생 8명은 북한의 국영 여행사에 연락해 여행을 하게 됐다고 했다. 지난 1월 이들은 중국 베이징에서 기차를 타고 북한 국경과 접한 단둥으로 향했다. 열차 안에서 만난 사람 중엔 북한을 여행하려는 영국인, 독일인도 있었다.

일행은 단둥에서 ‘북한 입국 통행증’을 발급받은 후 중국과 북한을 잇는 국제열차로 갈아타고 압록강을 가로지르는 철교를 건너며 본격적인 북한 여행을 시작했다. 신의주에서 진행된 입국 심사에는 4시간이 걸렸다.

평양으로 향하는 열차에서 북한의 검사원들이 여행객들의 짐을 하나하나 확인했다. 일행 중 한 명인 여성은 “이곳의 안전 검사는 중국과는 다르다. 중국에선 폭발물 등이 있는지를 본다면 책이나 사진 저장장치, 카메라 등을 꼼꼼히 본다. 주로 사상적인 것을 검사하는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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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박 6일 북한 단체관광을 다녀온 대만·홍콩 학생들이 버스에서 평양 시내 야경을 관광하고 있다. 다만 가이드와 항상 동행해야 하며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것은 금지된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대형 건물은 인민대학습당. 유튜브 채널 ‘田谷源 Tian Guyuan’ 캡처
5박 6일 북한 단체관광을 다녀온 대만·홍콩 학생들이 버스에서 평양 시내 야경을 관광하고 있다. 다만 가이드와 항상 동행해야 하며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것은 금지된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대형 건물은 인민대학습당. 유튜브 채널 ‘田谷源 Tian Guyuan’ 캡처


저녁 무렵 평양역에 도착했을 때 북한 가이드 2명이 마중나와 있었다. 일행은 버스에 올라 첫 관광으로 평양 시내 야경을 둘러봤다. 김일성광장, 주체사상탑, 인민대학습당 등 주요 건물에는 환한 빛이 밝혀져 있었다.

저녁 식사는 고급 식당인 ‘련광차집’에서 진행됐다. 넓은 식당이지만, 손님은 이들 일행뿐인 것 같았다. 그럼에도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여성 종업원 3명이 무대에 올라 “조선로동당 어머니 생일 10월 명절 축하합니다”라고 노래를 부르며 손님들을 반갑게 맞았다.

첫날 숙소는 ‘3대 수령’이 모두 다녀갔다는 고급호텔 ‘서산호텔’이었다. 일행은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호화롭다”, “이불, 베개, 화장실 모두 깨끗하고 전망도 좋다” 등 반응을 보이며 흡족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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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인 유튜버가 평양의 고급호텔 ‘서산호텔’ 노래방에서 중국 노래를 고르고 있는 모습. 노래방 책자와 리모컨이 한국인들에게 매우 낯익은 모습이다. 유튜브 채널 ‘田谷源 Tian Guyuan’ 캡처
대만인 유튜버가 평양의 고급호텔 ‘서산호텔’ 노래방에서 중국 노래를 고르고 있는 모습. 노래방 책자와 리모컨이 한국인들에게 매우 낯익은 모습이다. 유튜브 채널 ‘田谷源 Tian Guyuan’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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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의 고급호텔 ‘서산호텔’에 있는 노래방에는 한국산 노래방 기기가 갖춰져 있었고 호텔 종업원이 ‘반갑습니다’를 부르며 관광객들을 환영했다. 유튜브 채널 ‘田谷源 Tian Guyuan’ 캡처
평양의 고급호텔 ‘서산호텔’에 있는 노래방에는 한국산 노래방 기기가 갖춰져 있었고 호텔 종업원이 ‘반갑습니다’를 부르며 관광객들을 환영했다. 유튜브 채널 ‘田谷源 Tian Guyuan’ 캡처


호텔 3층에는 사우나, 수영장, 마사지 등 휴게공간이 있었는데 일행은 다 함께 노래방으로 향했다. 1시간에 105위안(약 2만 2000원)이라는 노래방에는 금영 노래방 기기가 설치돼 있었다. 노래방을 담당하는 여성 직원이 한국인들에게도 친숙한 북한 노래 ‘반갑습니다’를 불러준 점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영상을 본 한국인들은 댓글을 통해 “한국 사람은 갈 수 없는 북한을 이렇게 보니까 너무 신기하다”, “정말 궁금했던 북한을 소개해줘서 감사하다”, “지금까지 본 북한 영상 중에 가장 생동감 있다. 이렇게 가까이 있는데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이라는 게 오묘한 감정이 든다”, “한국의 80년대에 머물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등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 유튜버는 북한 여행기 2편과 3편에서 남포 서해갑문과 만경대 김일성 생가, 장천남새(채소)협동농장,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 판문점, 평양교예극장의 공연 등 관광 일정을 카메라에 담아 현재 북한의 여러 모습을 전했다.

이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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