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아들 이젠 그만”…여장 삶 택한 日20대 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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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근 기자
문경근 기자
수정 2025-11-28 09:25
입력 2025-11-28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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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엄격한 통제 아래 성장한 한 일본인 남성 미즈키(26)가 대학 진학 후 점차 공허함을 느끼며 여성복을 입기 시작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은 미즈키의 과거 모습(오른쪽)과 현재의 모습. SCMP 캡처
부모의 엄격한 통제 아래 성장한 한 일본인 남성 미즈키(26)가 대학 진학 후 점차 공허함을 느끼며 여성복을 입기 시작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은 미즈키의 과거 모습(오른쪽)과 현재의 모습. SCMP 캡처


부모의 엄격한 통제 아래 성장한 일본의 한 남성이 ‘완벽한 아들’ 역할을 내려놓고 여성복을 입는 삶을 선택했다는 사연이 알려졌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26일(현지시간) 일본의 26세 남성 미즈키 사연을 보도했다.

미즈키는 성공을 강요하는 엄격한 가정에서 자랐다.

학자인 아버지는 아들과 거리를 두고 지냈고, 어머니는 그의 학업 성취를 자신의 ‘투자 수익’으로 여기며 끊임없이 몰아붙였다.

부모가 이혼한 뒤 미즈키는 어머니와 함께 살았는데, 어머니는 그를 자주 꾸짖고 통제했다.

순종적이고 성취 지향적이었던 미즈키는 학창 시절 우수한 성적을 받고, 명문대인 도쿄대학교에 진학했으며 안정적인 직업을 위해 노력하는 전형적인 모범생의 삶을 살았다.

겉보기엔 성공한 인생이었지만, 미즈키는 공허함을 느꼈다.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외모 변화에 불편함을 느낀 그는 돌연 여성복을 입기 시작했다.

그는 이것이 어머니의 통제에서 벗어나 ‘완벽한 아들’이 되는 걸 멈출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이에 대학 졸업 후 여성 의류 매장에서 판매직으로 일하며 재미를 느꼈지만, 업무에 금세 싫증을 느껴 그만뒀다.

이후 IT업계로 옮겼지만, 사무실 환경은 오히려 어머니의 통제를 떠올리게 했고 불편함만 커졌다.

자기 삶이 타인의 기대로 형성됐다는 사실을 깨달은 그는 어머니가 공무원 시험에 응시하라고 강요하자 이를 거절했다.

그러자 어머니는 미즈키를 집에서 내쫓으며 “왜 내가 너를 계속 지원해야 하냐?”고 말했다.

결국 미즈키는 집을 떠나 어머니와 연락을 끊었다.

그는 도쿄에서 월 약 3만엔(약 28만 원)의 작은 집을 임대한 뒤, 그곳을 점점 택배 상자와 낡은 옷, 고장 난 가전제품 등 버려진 물건들로 가득 채웠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쓰레기로 보일지 몰라도, 그는 이것들을 ‘동반자’ 같은 존재라고 여겼다.

현재 미즈키는 여성복을 입고 라이브 방송을 하고 있다.

그의 부드러운 목소리를 좋아하는 팬들과 소통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나는 나 그대로이고, 당당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다”고 했다.

문경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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