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초는 이제 그만 구청장은 금연중
수정 2011-04-06 00:46
입력 2011-04-06 00:00
김 구청장은 지난 2일부터 담배를 끊었다. 4월 1일은 만우절이라 금연을 선언해도 믿지 않을 듯해서 피했단다. 42세라는 생물학적 나이만으로는 서울시 구청장 중 가장 젊은 구청장이지만, 지난 2월 생애 최초 건강종합검진결과 경악을 금치 못했다. 폐활량이 100점 만점에 30점 정도 나온 것이다. 그 충격으로 독기를 품었다. 3월을 ‘금연 준비기간’으로 보내고, 잔인한 달 4월에 담배를 끊는다는 그였지만 미련이 남아 가끔 연기 맛을 보니 맛이 없다며, 역시 금연을 잘했다고 자화자찬한다.
이동진 도봉구청장도 생애 첫 종합검진을 받았다. 그는 5일 “검사해보니 폐가 아주 깨끗하고 검진결과도 좋아서 금연하지 말까 고민 중”이라고 농담을 던졌다. 그러나 “반드시 끊을 것”이라고 재차 다짐했다.
지난해 7월 구청장에 취임하고서 현장을 돌아다니면 점검하는 등 자신을 닦달하다가 지난 연말 감기로 고생한 뒤로 담배를 끊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했다. 이 구청장은 “요즘은 지방재정이 너무 취약해서 잠이 오지 않을 정도”라며 “만약 끝내 금연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그 이유는 이 문제 때문”이라며 껄껄 웃는다.
민선 5기가 들어섰을 때 여성인 강남 신연희·송파 박춘희 구청장을 제외하고 23명 중 흡연 구청장은 금천 차성수·광진 김기동·구로 이성·마포 박홍섭 구청장을 포함해 6명뿐이었다.
흡연율은 25%에 못 미쳐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서울의 성인 남자 흡연율 44.2%보다 훨씬 낮았다. 은평·도봉구청장마저 금연하면 16% 아래로 뚝 떨어진다.
성장현 용산구청장과 유종필 관악구청장은 10여년 전 일찌감치 금연에 성공했고, 김영배 성북구청장도 지난해 지방선거 전 담배를 끊었다.
김 구청장은 “구청장들의 업무가 많아서 건강을 돌보면서 일하려면 금연이 불가피하다.”며 “지역에 금연아파트 사업을 장려하는데, 구청장이 나서서 금연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2011-04-06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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